미래 건축의 총아, 트랜스포머 건축
![건축도 유기체다. 주변 환경에 맞춰 형태·기능이 변하는 트랜스포머 건축이 뜨고 있다. 사진은 미국 뉴욕의 새 명소로 각광받는 셰드 문화센터. [사진 각 건축사무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7/05/6b46c710-5a66-47fc-bf6f-3ef69a09e641.jpg)
건축도 유기체다. 주변 환경에 맞춰 형태·기능이 변하는 트랜스포머 건축이 뜨고 있다. 사진은 미국 뉴욕의 새 명소로 각광받는 셰드 문화센터. [사진 각 건축사무소]
뉴욕의 새 명물 셰드 문화센터
외부공간이 극장으로 순간 변신
햇빛 따라 달라지는 아랍문화원
층층마다 움직이는 68층 빌딩도
셰드는 37m 높이다. 철골 구조물 벽면에 설치된 반투명 폴리머(고분자 화합물) 덮개가 레일을 타고 움직인다. 폴리머 소재는 단열 유리 특성을 갖고 있는데, 자연 빛을 투과시키며 실내를 밝게 비춘다. 레일 위에 올려진 덮개를 수평 이동시키면 건물 밖 야외 공간이 실내로 바뀌는 구조다. 최대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셰드는 디지털 시대의 건축을 상징한다. 한마디로 ‘트랜스포머 건축’이다. 승용차·트럭이 로봇으로 변신하는 할리우드 ‘트랜스포머’ 시리즈처럼 현대 건축은 고정된 형태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로봇 기술과 센서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건물 전체가, 혹은 일부가 움직이는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정주 대신 이주를 선호하는 ‘디지털 노마드(유랑자)’의 꿈이 투영됐다고나 할까.
21세기 건축가의 꿈 “인간을 닮아라”
![중국 상하이에 들어선 번드 파이낸스센터. [사진 각 건축사무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7/05/58d7d20c-fc52-4d81-9622-5f25fac84e88.jpg)
중국 상하이에 들어선 번드 파이낸스센터. [사진 각 건축사무소]
그 바통을 21세기 건축가가 이어받았다. 컴퓨터 테크놀러지와 기계장치의 발전으로 많은 건축가가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 중이다. 컴퓨터 언어인 알고리즘을 건축 디자인에 적용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나 서울 청담동 루이뷔통 메종을 디자인한 프랭크 게리의 비선형적이고 불규칙한 공간과 형태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요즘 건축가들은 한 발짝 더 나간다. 비선형적인 특이한 형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사이보그적 건축에 도전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아랍문화원. [사진 각 건축사무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7/05/1da3bf3b-b0ba-40a6-a7c3-6511acb151b3.jpg)
프랑스 파리에 있는 아랍문화원. [사진 각 건축사무소]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의 68층 회전 빌딩. [사진 각 건축사무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7/05/2fb7b8d9-0337-4470-b77b-d35a4ffebcd3.jpg)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의 68층 회전 빌딩. [사진 각 건축사무소]
도심 풍광 바꾼 상하이 파이낸스센터
이 움직이는 파사드는 푸동 지역을 바라보는, 소위 움직이는 풍경틀이다. 전시장·이벤트장·공연장을 감싸며 도심 거리에 다양한 표정을 쏟아낸다. 마그네슘 합금 조각 675개로 구성된 베일은 세 개의 트랙을 따라 움직인다. 합금 조각의 크기도 2m에서 16m까지 각기 다르다. 세 개의 트랙이 움직일 때마다 금속 조각들이 겹쳐지며 색다른 시각효과를 빚어낸다. 내부 풍경과 함께 외부 형태가 팔색조처럼 달라진다. 거리에 나온 사람들에게도 멋진 볼거리가 된다. 행인과 건물의 대화쯤 될까.

건축가 장윤규가 제안한 ‘움직이는 광화문 광장’. 날씨 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 햇살 밝은 날이면 광장 지하에 설치한 정원이 지상으로 올라온다.

건축가 장윤규가 제안한 ‘움직이는 광화문 광장’. 날씨 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 햇살 밝은 날이면 광장 지하에 설치한 정원이 지상으로 올라온다.
건축의 최종 목표는 인간, 그리고 환경이다. 움직이는 건축 또한 예외가 아니다. 사람과 환경의 교류, 소위 인터랙티브를 완성하는 데 있다. 단순한 기계장치 건축을 뛰어넘어 자연의 생명력을 깨우려고 한다. 미래 건축의 열쇠도 그곳에 있다고 본다. 캐나다 건축가 필립 비슬리가 2010 베니스 비엔날레에 선보인 ‘물활론적 그라운드’가 대표적이다. 건축에 생물학적 개념을 적용했는데, 미래에 실현될 ‘반응형 건축’을 예감케 한다. 수만 개의 근접 센서와 운동 장치를 결합한 이 건축은 외부에 반응하고 스스로 활동한다. 우리 생체 시스템과 비슷하게 건물에 내장된 기계 지능 덕분이다. 인간의 호흡, 식사 및 신진대사 등을 끌어들인 모양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아무리 디지털 기술이 발전해도 사회를 떠난 인간은 위태롭다. 주택과 건물이 중요하지만 공공 공간이 소중한 이유다. 움직이는 건축 또한 도시적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런 추세에 맞춰 움직이는 광화문 광장을 제안해본다.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와 행위를 담아내는 ‘트랜스포머 광화문’을 그려본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광장 지하 공간이 올라오고, 그 안으로 식물이 자라고 물도 흐르는 그런 광화문 광장이다. 지금은 백일몽이라 꼬집을 수 있어도 건축은, 그리고 세상은 조금씩 조금씩 발전해갈 것으로 믿는다.
■
「
물안개 속에 떠 있는 듯한 빌딩

블러 빌딩
특히 2002년 스위스 엑스포에서 공개한 ‘블러 빌딩’(Blur Building·사진)이 주목할 만하다. 건물 외부에 3만1500개의 고압 노즐로 미세한 스모그와 같은 물방울을 만들어 마치 빌딩이 호수 위 물안개 속에 서 있는 것과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비확정적인, 움직이는 건축을 선구적으로 구현했다.
이처럼 현대 건축은 구조와 공간, 재료, 외형, 주변 환경 등을 통합해 하나의 새로운 틀을 구성하며 기존에 없던 건축 모델을 제시하려고 한다. 늘 새로워지려는 건축의 과감한 발상을 확인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장윤규 국민대 건축대학 교수·운생동 건축 대표
July 04, 2020 at 10:04PM
https://ift.tt/2AzzfyU
[장윤규 건축이 삶을 묻다] 변신 로봇 같은 건물, 시시각각 얼굴 바꾼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https://ift.tt/2UGzwXI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장윤규 건축이 삶을 묻다] 변신 로봇 같은 건물, 시시각각 얼굴 바꾼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Post a Comment